점심에는 사과나 과일 하나로만 때우는 것이 벌써 몇 년 째 접어든 것 같다. 뭐, 여러 가지 이유로 시작한 것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하루에 세 끼를 먹어야 할 이유가 없어서이다. 요새 사람들의 식습관은 워낙 영양과다라고 느껴져서... 하여간. 그런데, 얼마 전 회사 직원이 집에서 먹지 않는 컵라면들을 사무실의 생수통 옆에 가져다 놓았다. 물을 마시러 오가는 그 길목에서 나의 시선을 끌며 유혹하던 그 라면에게 못 이겨, 어느날 점심에 드디어 그 라면들 중의 하나를 열고 물을 부었다. 그날 점심으로 먹으려 했던 사과를 옆에 밀어놓고 떡하니 주인공의 자리에 앉은 라면... 잠시 후, 뚜껑을 열고 속을 들여다 보니 익숙한 모양의 어묵들이 눈에 띄었다. 색깔도 모양도 당연히 그래야 하는 듯 위풍당당하게 놓여져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