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는 Jason Mraz의 EBS 공감 공연 영상을 온 가족이 보았습니다.
기타 연주도 멋드러지게 하지만, 정말 노래도 좋고, 목소리도 좋고...
아이들도 푹 빠져서 즐기는 것을 보고 있자니, 좋은 음악은 누구에게나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어릴적에 피아노가 그렇게 하고 싶었지만 가정 형편상 할 수 없었던 탓인지,
지금의 우리 아이들에게 설령 다른 공부 학원을 안 보낼지언정 피아노는 꾸준히 시키고 있네요.
아~ 물론 아이들이 싫어 하는데 강제로 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
오히려 아이들은 피아노 치는 것을 참 좋아 합니다. 가끔 장난 삼아 물어 보기는 하지만
나중에 피아노 전공을 한다고 할까봐 걱정입니다. ^^;;;
첫째는 뭐든지 시키면 열심히 하고 습득이 빠른 탓에 남달리 잘해 보이기는 합니다.
그에 반해서 둘째는 의지가 약간 부족하고 느리기도 하고, 뭐 어쨌든 아이들이 다 똑같을 수는 없느니까요.
그런데 어느 날 아내가 피아노 학원 선생님께 물었나 봐요,
"(둘째) 진욱이가 좀 많이 늦죠? 잘 치치도 못하고요."
"아닙니다, 다른 아이들 하는 거와 비교하면 진욱이도 잘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도 제가 보기엔 (첫째) 진현이가 훨씬 더 잘 치는 것 같은데요?"
"진현이랑은 비교하시면 안되고요...^^;;;"
결국, 첫째가 둘째에 비해 피아노는 비교가 불가능 할 정도로 월등히 잘 친다는 얘기를 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첫째는 확실히 피아노를 전공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비치곤 하는데,
사실 초등학교 4학년때 벌써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좀 무리겠죠.
아닌가요? 지금부터 해야 한다고요? 그렇담 벌써 입시 준비 학원으로 옮겨야 하는데, 그럴 형편은... ㅋㅋ
차이가 나는 첫째와 둘째, 어떤 것을 해도 언니가 동생보다 잘 하는 구석이 있다보니, 무턱대고 첫째만
칭찬하고 지원하고 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가끔 빠집니다.
그래서 어쩌다가 둘째가 첫째보다 좀 더 잘하는 것이 보이면, 엄마 아빠는 괜스레 호들갑을 좀 떨죠.
둘째 기분 좋으라고 말이죠.
어제도 Jason Mraz의 공연을 보던 중에, 언니 동생 간에 소질이 있고 없고 뭐 이런 얘기들이 오가기 시작했는데
쭈욱 밀리는 듯 하던 둘째가 첫째에게 카운터 펀치를 날리더군요,
"언니는 고음불가야 !!"
첫째나 둘째나 아직 노래들은 다들 소질이 없는데, 그 중에도 결정적으로 첫째가 고음이 올라가지 못 합니다.
그걸 파고드는 둘째의 모습이 무섭더군요. ^^
이 기회를 놓칠세라 엄마도 한 수 거들더군요.
"진욱이는 목소리가 예쁘니까 노래하면 잘 할 것 같아."
피식 웃고 마는 첫째, 기세 등등한 둘째, 그런 둘이 귀엽기만 한 엄마, 행복한 어제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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