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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잔느에서

에드시인 1994. 1. 1. 10:32
세잔느에서   

(부제: Coffee 한잔과 나의 글)

[ Part-I ] 

저번과 같은 잔이다.

나에겐 익숙하지 않은 Coffee의 가는 향기가 - 내가 지금 느끼는 이 향기가
예전에 나에게 느끼게 해주려 했던 Coffee의 향기였을까?

몇 번 같이 Coffee를 마셨었다.
아마도 서로에겐 너무나 다른 Coffee 향기였으리라~

지금 진한 향기가 코끝을 스치우지만, 왠지 마시고 싶지 않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Coffee를 모두 향기로써 마시고 싶다.   


[ Part-II ]

난 지금 다른 한 명과 앉아있다.
나와.... 그?
그는 지금 Coffee속에 녹아서 향기로 내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가끔 저어주는 나의 손길은 그에게 전해지는 나의 유일한 언어


[ Part-III ]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나 말고 다른 이들은 모두 바빠..
난 나를 만나고, Coffee랑 얘기하는데,
그네들은 서로서로 얘기하고 있어.
웃으며, 손짓하며....

아직 Coffee가 따습네?
그래.... 시켜놓고 나니, 이 무더운 여름에 뜨거운 Coffee는 좀 그렇구나.
하지만 Ice-Coffee는 향기를 뿜어내지 않아.
말없는 그대와 시간을 보낼 순 없어.
내가 살짝 저어주면, 그 보답이 향기로 말하는,
뜨거운 Coffee속 그대를 만나야지....


[ Part-IV ]

오늘은 빛이 내 머리를 비추고 있으려니 하고 생각하려다, 문득
나를 지나쳐 Coffee 한잔을 바라다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오늘도 향기 속에 잠들어있는 그대를 만나고 있다.
비추어지지도 않는 짙은 Coffee색 옷을 걸치우고
따스히, 고요히... 간간히 향기만 전해주며....

꿈속에선 향기를 맡을 수 없는 아쉬움이 남더니,
현실에선 향기만 맡아야 하는 아쉬움이 있고....
어디에서 향기와 같이 느낄 수 있는 그대를 만날 수 있을까?


[ Part-V ]

그 옛날, 식어버린 Coffee의 향기를 말하던 그 진지한 모습.
이젠 내 표정으로, 내 입가에 전해진 Coffee의 식어버린 향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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