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2

삼척에서 만난 나무 한 그루

9월의 하순이면 가을에 접어 들었다고 해야 하지만, 아직 여름의 더운 햇살이 남아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듯한 날씨를 보여주고 있다. 춘천에만 가도 도시보다는 시골이란 느낌이 더 드는데, 삼척에 오면 아무래도 춘천보다 더 시골이란 느낌을 받는다. 자주 오는 삼척이 아니어서 인지 몰라도, 언제나 조용한 곳으로 인식되는 도시다. 삼척을 휘감고 바다로 들어서는 강인 '오십천'의 하류에 있는 '삼척교'. 그 밑에 덩그러니 서 있는 나무 한 그루.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인데도 수많은 잎사귀들은 그다지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조용히 흔들리는 모습만 보여줄 뿐, 번잡한 소리를 들려주지 않는다. 세상사 너무 말이 많아서 더 이상의 말은 필요없다는 듯...

글모음/넋두리 2012.09.22

나무가 되고 싶다.

굳이 겨울이라고 하지 않아도 겨울의 느낌을 물씬 주고 있는 저 나무는 삼척 밑에 있는 근덕이란 마을에서 찍은 것이다. 아마도 감나무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 여름엔 무성한 나뭇잎으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었던 나무가, 겨울이 되자 나무라는 느낌 보다는 하나의 조형물처럼 느껴지고 있다. 그래도 앙상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아직도 강인한 힘이 저 가지속에 가득 담겨있다고 느껴진다. 마치 여름을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펼치려 하는, 수많은 기백들을 잔뜩 머금고 있는 듯. 저 나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을까? 지나 온 일들이나 내일의 일들에 대하서 고민은 하고 있을까? 우습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이... 그래 나무는 그저 나무다. 또한 그 누구..

글모음/넋두리 2012.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