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8

지리산 종주 등반 - 맺는 글

이렇게 2박 3일간의 지리산 종주 등반의 여정이 끝났습니다. (정확히는 3박 4일) 어른인 아내와 저 역시도 이러한 힘든 산행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는데, 초등학생인 두 딸에게도 이 산행이 얼마나 힘든 일이 될 것인가가 제일 걱정이었습니다. 힘들어서 포기하지는 않을까, 혹시 몸이 다치는 일은 생기지 않을까, 우리가 준비한 것들이 2박 3일의 산행에 부족하지는 않을까, 등등의 수많은 걱정들이 있었지만, 시간이 점차 흘러가면서 아이들을 비롯한 우리 모두가 점점 지리산에게 동화 되어가며 즐길 수 있는 산행으로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산행 과정에서 수많은 어른들이 우리 두 딸들에게 인사와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대단하다, 멋지다,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등등. 아빠 엄마가 해주는 격려의 말이 아닌..

지리산 종주 등반 - 6

천왕봉에서 내려와 아침을 준비합니다. 찌개가 끓고 있는 모습. 오늘 우리가 내려갈 백무동 계곡입니다. 출발전. 자, 이제 본격적인 하산 시작입니다. 중간 중간 고사목들이 멋집니다. 이 녀석도... 백무동까지의 거리는 5.8km 정도이지만, 거의 1000m가 넘는 높이를 내려와야 하는 코스입니다. 정말 아무리 내리막이라고 해도 이렇게 힘든 내리막이 있을줄 몰랐습니다. 중간에 있는 참샘에 도착 했습니다. 출렁 다리도 있구요. 힘들 때 잠깐 쉬어가는 여유를...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드디어 백무동 계곡에 도착했습니다. 사람들이 피서를 오는 계곡 유원지 더군요. 아이스크림으로 아이들을 달래주고. 동서울행 고속버스를 탈 수 있는 안내센터에 도착 했습니다. 저도 인증 샷... 버스안에서 지쳐 잠이든 아이들입니다..

지리산 종주 등반 - 5

해발 1912m 우리나라 두번째로 높은 봉인 천왕봉에 올랐습니다. 어제밤의 안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바람은 더욱 강하게 몰아쳐서 그 추위가 엄청났습니다. 아직은 해가 뜨지 않았습니다. 점점 일출 시간이 다가옵니다. 별들도 (아마 금성이나 그런 행성들로 추측) 떠 있습니다. 천왕봉 바위 위에서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 정말 빼곡합니다. 아래에 펼쳐진 멋진 산자락과 계곡들.. 멋집니다. 산줄기가 마치 바다에서의 파도 같다고, 둘째가 자기만의 감상을 표현합니다. 이제 슬슬 일출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 작은 틈으로 해가 보입니다. 맞습니다! 바로 해 입니다. 해가 뜹니다. 일출입니다. !!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고 있습니다.!!! 삼대(三代)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그 어려운 천왕봉 일출을, ..

지리산 종주 등반 - 4

점심 때 맞춰 도착한 세석 대피소 입니다. 규모도 크고 시설도 잘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지가 아닌 관계로 라면만 끓여 먹고선 바로 출발했습니다. 왼쪽에 안개가 몰려오는 속도, 이거 장난 아니었습니다. 순식간에 대피소가 보이지 않게 됩니다. 촛대봉에 올랐습니다. 바위 위에 올라서서 아래를... 세석고원이 펼쳐집니다. 정말 정말 아름답습니다. 마치 수채와 같은 느낌입니다. 이곳에 철쭉이 만개하면 정말 장관이라고 합니다. 세석고원의 다른 방향입니다. 고원을 배경으로 가족 사진. 아이들도... 촛대봉에서 다시 산행을 시작합니다. 이제는 해발이 1678m를 넘고 있습니다. 연하봉이 보이는 이 산길 역시 멋진 풍경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잠시 풍경 감상 및 간식을 하며 쉬었습니다. 간식 시간...

지리산 종주 등반 - 3

벽소령에서의 아침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내일 아침 천왕봉에서도 이렇게 맑은 날씨가 된다면 일출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해 봅니다. 새벽 산자락도 매우 운치가 있습니다. 아침을 먹고 난 둘째, 뭐가 아쉬운지... ^^;;; 자, 2일째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 중간에 참 많은 사람들은 만납니다. 마주 오가는 사람들과는 잠깐의 인사로,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과는 쉬는 동안 이야기 꽃을 피우며 가지고 온 간식들을 나누어 먹습니다. 저 뒤의 아저씨들과는 꽤 오랫 동안 같이 다니게 됩니다. 칠선봉에 올랐습니다. 해발은 1576m 정도입니다. 정말 산을 오르면 오를 수록 경치는 끝내 줍니다. 첫째 진현이... 둘째 진욱이. 요염 진욱. 낭떠러지의 바위 위가 무섭고 쑥스런 아내. 헥헥... ㅠ,ㅠ 우리 ..

지리산 종주 등반 - 2

다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계단... 편해 보일지는 몰라도 사실 은근히 매우 힘든 구간이 바로 이 계단 구간입니다. 둘째를 빼놓고 우리만 셀카~ 점심을 먹기로한 대피소가 조금 멀리 떨어져 있었고, 정작 그 곳에서도 취사가 안된다는 말에 좌절하는 아이들...ㅋㅋ 여기는 화개재터 입니다. 옛날에 전라도 경상도 상인들이 물물교환을 했던 장소라네요. 얼추(?) 간식으로 배를 채우고 다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토끼봉에 올라서 기념 사진. 드디어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아주 아담한 크기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우리가 숙박을 할 목적지 대피소가 아닙니다. 그래서 물만 축이고 다시 산행을... 가는 곳곳마다 펼쳐지는 그림같은 풍경들... 이래서 많은 사람들이 지리산을 오는 것 같습니다. 아내와 셀카~ 형제봉에서 ..

지리산 종주 등반 - 1

KTX를 타고 구례에 도착했습니다. (정확히는 구례구역. 여기서 택시나 버스로 구례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 아빠를 제외하곤 전부 KTX를 처음 타본지라 아주 신기해 했습니다. 구례에서 묵었던 숙소에서 바라본 지리산의 남서쪽 전경입니다. 보기에도 웅장해 보입니다. 아침 3:20에 일어나 3:50분 버스로 구례를 출발, 4:30분 정도에 성삼재 매표소에 도착했습니다. 꼬불꼬불 길을 올라 오느라 아이들이 멀미에 시달렸네요. 하여간, 깜깜한 새벽에 산행을 시작합니다. 노고단에 도착했습니다. 엄마와 큰 딸. 새벽은 많이 밝아 왔지만 여전히 안개는 자욱합니다. 첫 아침 식사입니다. 등산용품을 이번에 거의 전부 처음 구입한 후라서, 처음 사용하는 버너와 코펠 등등, 모두가 신기하고 즐겁기만 합니다. 든든히 아침을 먹고..

지리산 종주 등반 - 시작하는 글 (여기부터 보세요/Start here)

신혼여행으로 지리산 종주를 하려고 화엄사를 출발하여 노고단에 올랐건만, 4월 건조기의 산불 통제로 더이상의 산행을 하지 못하고 내려왔던 때가 벌써 15년 전 일이군요. 그래서 그 때의 아쉬움을 달래보고자 다시 한번 지리산 종주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두 딸과 같이 하게 되어 더 기쁜 산행이 되었습니다. 37 km라는 엄청난 거리를, 그것도 쉽지 않은 산행으로 37 km를 걸었다는 것은, 어른도 하기 힘든 여정이었지만, 초등학생인 우리 딸들도 꿋꿋이 해냈다는 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얻음이었습니다. 물론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덥고, 춥고, 흐르는 땀에, 저려오는 다리에... 예상치 못한 장소로 인해 좌절하는 아이들의 모습 등등... 하지만, 3일째가 되어 해발 1915m의 천왕봉에 오르고, 그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