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우리가족

아이들과 나무 공작을 했습니다.

에드시인 2012. 6. 4. 22:30
부모님이 살고 계신 춘천집 앞에는 큰 나무가 있어서, 나름 그 그늘을 통해 휴식의 공간을 만끽할 수 있었는데, 작년에 작은 교회가 들어오면서 한번 고비를 겪었다가 올해 초 드디어 그 나무가 정리에 들어 갔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모두 뽑아 버리지 않고 잔 가지와 굵은 가지들만 쳐내고 큰 줄기는 남겨 놓았다는 점입니다. 올해가 지나면 나름 새 가지와 잎들이 다시 나오겠지요.

그런데 아버지께서 그 잘라진 가지들을 모아두셨더군요. 그것을 보고 있다보니 예전에 첫째 진현이가 말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나무를 깎아서 뭔가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그래서 잘라진 조각 하나를 삼등분을 해서 안양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무엇을 만들어 볼까 아이들과 같이 고민을 하다가 '솟대'의 꼭데기에 올려져있는 새 모양의 조각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조금 큰 커터 나이프와 조각도, 그리고 작은 목공용 (쇠까지 자를 수 있습니다) 톱을 준비하고 아파트 뒤 작은공원의 나무 그늘 밑에 앉아서 조각을 시작했습니다. 칼을 조심스럽게 다루는 법이나 톱을 쓰는 법 등등을 다같이 공부하고 연습을 한 뒤, 만들고자 하는 솟대 새의 모양을 구상하고, 각자의 작품에 몰입 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부분들은 아빠가 약간씩 도와주며 나름 아이들 스스로 열심히 만들어 나갔습니다. 중간에 둘째 딸 진욱이가 장갑을 안 끼고 하다가 손가락이 약간 베어서 피가 나는 바람에 밴드를 붙이고 오기도 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참 열심히 자기들의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집에 들어와서 저녁을 먹은 후 남은 작업들을 더 하여 결국 우리 세 명 모두 작품을 완성 할 수 있었습니다. 맨 뒤의 가장 큰 것이 아빠꺼, 가운데 것이 첫째 딸 진현이꺼, 그리고 날개달린 가장 작은 것이 둘째 딸 진욱이의 작품입니다.



아이들도 즐겁고 보람찼다고 하네요. 그런 아이들 덕분에 아빠는 더 기분이 좋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