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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게일"을 보고

에드시인 2003. 8. 27. 13:34

그저 영화일 뿐인데도 차오르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이내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리는 경우도 많았다. 오래전에 본 영화였지만 "조이럭 클럭"은 아마도 내가 가장 많이 울었던 영화로 기억된다. 많이 울었던 정도가 아니라 그야말로 펑펑 울었더니, 비디오를 보다가 졸고 있던 누나가 나의 우는 소리에 깨어나서 "이 영화가 그렇게 슬프니? 그럼 처음부터 다시 봐야겠구나"라고 할 정도였다.

오늘은 데이비드 게일 (원제: The Life of David Gale)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를 좋아하기에 아무런 거부감없이 선택한 영화였지만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이 그저 사형수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일거라 생각을 하며 영화를 감상하였다.

조금씩 조금씩 이야기가 흥미를 더해가고, 나름대로의 풀이를 하며 영화의 끝으로 다가갈 무렵, 대충 이 영화의 결말을 예측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 내가 예측 하였던 결말이 펼쳐졌음에도 불구하고 또 울고 말았다.

'도데체 나는 내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디까지 노력을 할 수 있을까?'
영화가 끝나고 나면서 머리속에 그려진 질문이었지만 나는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아마도 나의 목표가 어디인지 조차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곳은 중국 베이징의 어느 한 아파트.
조금전에도 한국에 있는 아내와 메신저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저 나는 돈이란 것을 많이 벌기위해 이런 곳까지 온 것일까? 아니면 처음에 의도한 바대로 나중에 필요한 일과 사업을 위해 더 많은 경험을 하러 온 것일까? 설령 그렇다고 해도 남아있는 가족에게 (특히, 아내에게) 남편으로써의 아빠로써의 존재가 같은 공간안에 없다는 사실은 그들을 어렵게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나만의 목적을 위해? 아니면 더 나은 우리의 삶을 위해?

아아... 삶의 목적이 좀더 분명 해야겠다.

(Yahoo blog에 써 놓았던 예전 글을 옮겨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