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넋두리

조약돌 사진 한 장

에드시인 2012. 9. 25. 18:26


때론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인식하지 않는 존재로써 살아 갔으면 하는 때가 있다.

내가 뭔가 해야만 하고, 혹은 누가 나에게 뭔가 바라는 등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아닌, 그저 자연처럼 나에게 주어진 존재의 역할만 묵묵히 가지고 있는 것 말이다.

남보다 뛰어날 필요도 없고, 남을 밟고 올라설 필요도 없으며, 남에게 뭘 바라지도 않는...

그렇다고 어디 홀로 남아서 아무런 관계없이 살아가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관계는 하지만 서로 욕심이 없는 그런 관계말이다.

시골 한모퉁이 땅바닥에서 마주친 작은 조약돌들을 보며 문득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이 녀석들은 주위의 다른 조약돌들이나 작은 풀들이 어떤 존재로 생각하고 있을까 하는...

그래,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인간이 욕심을 부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돌은 그저 돌인데 그 돌의 생각을 왜 알려고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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