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넋두리

외롭지 않은 일요일 새벽 3시

에드시인 2012. 11. 4. 03:23
일요일 새벽 3시다. 토요일 아침에 늦잠을 잔 탓인지, 자정을 훌쩍 넘겼는데도 졸립지가 않다. 억지로 잠을 청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그냥 즐겨보기로 했다.

아내는 안방에서 아이들도 아이들 방에서 모두 잠들어 있다. 작은 방도 불이 꺼져있고 거실 역시 불이 꺼져있는 상태다. 쉽게 말해서 온 집안 불은 다 꺼져있는 상태다. 그럼 나는 어디에? 껌껌한 거실 소파에 그냥 앉아 있다.

내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생각난다. 그래서인지 창밖의 하늘에 구름이 잔뜩 껴 있어서 별을 구경할 수가 없다. 친구 삼을 별조차 보이지 않는 밤이다. 그래서인지 이 집안에 홀로 깨어있는 내 모습이 더 외롭게 느껴진다.

사람은 참 외로움을 많이 타는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리지어 살고 친구를 만들고 가족을 만들고 관계를 만들며 살아가고자 바둥거리고 있다.

하지만, 그 외로움을 친구 삼으면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렇게 홀로 있는 이 시간에도 쓸쓸하지 않을 수 있을텐데. 아울러 사람들과의 관계를 굳이 만들려하지 않고 시골에 들어가 나와 가족, (아니... 아이들은 이제 제외 해야겠다.) 아내와 단 둘이 살아도 재미있을 것 같다.

둘이 아무런 욕심없이 가진 것 없이 살다가 혹시나 외로움이 느껴지면, 그 외로움을 친구 삼으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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