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우리가족 58

아이들과 나무 공작을 했습니다.

부모님이 살고 계신 춘천집 앞에는 큰 나무가 있어서, 나름 그 그늘을 통해 휴식의 공간을 만끽할 수 있었는데, 작년에 작은 교회가 들어오면서 한번 고비를 겪었다가 올해 초 드디어 그 나무가 정리에 들어 갔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모두 뽑아 버리지 않고 잔 가지와 굵은 가지들만 쳐내고 큰 줄기는 남겨 놓았다는 점입니다. 올해가 지나면 나름 새 가지와 잎들이 다시 나오겠지요. 그런데 아버지께서 그 잘라진 가지들을 모아두셨더군요. 그것을 보고 있다보니 예전에 첫째 진현이가 말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나무를 깎아서 뭔가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그래서 잘라진 조각 하나를 삼등분을 해서 안양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무엇을 만들어 볼까 아이들과 같이 고민을 하다가 '솟대'의 꼭데기에 올려져있는 새 모양의 조각을..

금낭화 파종을 위한 준비

춘천 부모님 집 뒷뜰에는 해마다 이맘때 쯤이면 금낭화가 흐드러지게 핀다. 이미 일찍 꽃이 지고 난 줄기에는 씨가 들어있는 꼬투리가 달려있었다. 한번 집에서 키워볼까 하고 그것들을 주섬주섬 챙겨서 집으로 가져왔다. 무턱대고 화분에 심으면 알아서 싹이나고 잘 자라서 꽃을 피울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인터넷을 찾아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 금낭화는 발아율도 낮고 꽃을 피우기 까지 쉽지 않다고들 한다. 그냥 포기할까 하다가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파종을 하면 겨울을 나고 휴면상태에서 씨앗이 깨어난 후에나 발아가 된다고 한다. 그렇게 봄가을을 지나고 어느 정도 줄기가 자란 후 그 다음 해가 되어야 꽃을 볼 수 있다고 하니 거의 2년이 걸리는 셈이다. 쉽지는 않아 보인다. 당연한 것일까나? 그래서 ..

새롭게 우리집 식구가 된 하얀 치자 꽃

지난 주말에 베란다의 화분들을 정리하였다. 솎을 건 솎고, 분갈이도 하고, 꽃집에서 두 가지 더 사가지고 왔다. 그 중에 하나인 '치자' 꽃이 피었다. 영문 학명으로 Gardenia Jasminoides라 불리우는 이 녀석은, 자스민이라는 이름이 포함되어 있듯이 아주 강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작은 장미처럼 생긴 모습에 하얗디 하얀 색의 꽃잎들은, 어찌보면 장미의 붉은 느낌보다 더 강렬함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꽃이 저물어 갈 때는 언제 내가 하얗던가 하는 듯이 노란색으로 변하는 특성을 보여준다. 아직도 꽃이 피지않은 봉우리들이 여닐곱개 정도 더 남아 있다. 차례차례 하얀 꽃을 피우며 싱그러운 향기를 우리집에 전해줄 것이 분명하다.

아이들이 아침을 차려주었다.

지난 토요일 아침, 엄마와 아빠는 아직 침대에서 잠을 못 깨고 있는 시간에 부엌이 매우 분주했다. 우리 두 딸들이 금요일 밤 잠들기 전에 토요일 아침을 차려보겠다고 들떴던 기억이 어슴프레 났다. 비몽사몽간에 거의 한 시간이 흐른 듯 했다. 이윽고 아이들이 엄마 아빠를 부른다. 오오~ 아침의 주제는 김치볶음밥. 밥도 새로 했다고 한다. 물도 잘 맞추었고. 버섯을 썰고 달걀 옷을 입혀서 지져 낸 반찬과, 두부도 지졌고, 전날에 먹었던 어묵도 데우고 김치찌개는 물만 조금 더 부어서 끓였다고 한다. 밑반찬은 오이 소바기와 김치... 아이들이 막상 직접 모든 것을 해보더니 이게 참 힘들고 어려운 일이구나 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참 대견스런 녀석들이다. 아이들이 스스로도 참 좋아 합니다. 자세히 볼까요? 깡그리..

고등어? 등푸른 생선?

둘째 진욱이가 미술학원에서 그린 것이라며 거실 소파위에 스케치북을 펼쳐서 올려 놓았다. 멀리서 그걸 보았을 때 솔직히 조금 놀랬다. '진짜 그림?' 하고 말이다. 가까이 와서 자세히 보니 아이가 그린 그림이 맞았다. 실력이 천재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천재적인 아이들을 주위에서 좀 봐왔던 탓인지, 아직 진욱이는 그러한 반열에 든 실력은 물론 아니란 걸 알고 있다. 그래도... 둘째는 그림 그리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첫째가 음악적으로 소질이 있다는 것에 반(?)하여 둘째는 그런 언니에 질투라도 하듯이 미술적으로 소질이 좀 생기는 것 같다. 사실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소질을 보여주게 되는데, 문제는 부모가 그러한 소질을 어떻게 대해 주고 어떻게 생각해 주며 어떻게 북돋아 주는가..

온 가족이 올해 들어 첫 관악산 등산을 했습니다.

겨우내내 웅크리고 있다가, 올 해 첫 등산을 했습니다. 우리집 뒷동산인 관악산 국기봉까지요. 했볕은 따듯했지만 아직 바람은 겨울의 흔적을 보여주려는지 매우 추워서 고생을 좀 했습니다. 게다가 겨울동안 쓰지 않았던 근육들이나 폐활량 때문에도 고생이 되었죠. 이제부터는 특별히 집안 일이나 약속이 없으면, 가급적 매주 등산을 하려고 합니다. 같이 하실 분~ 등산을 마치고 다시 거의 다 내려와서 자연생태공원에 있는 벤치에 가족들이 앉아서 한장 찍었습니다. 나비 날개가 뒤에 보이시죠? 아이들과 제 아내가 많이 예쁘죠? ㅋㅋ 산 꼭데기서 바라보는 경치는 가히 명상에 빠져들게 하죠. 국기봉을 붙잡고 인증 샷!

오늘 저녁 메뉴는 스파게티 두 종류

남은 스파게티 국수와 스파게티 소스, 그리고 토핑에 쓰는 딱딱한 치즈 조그만 덩어리가 있어서, 오늘 저녁은 양파와 버섯, 그리고 햄을 곁들인 스파게티로 결정을 했다. 면을 삶고, 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썰은 야채들과. 햄을 넣고 볶다가 스파게티 소스를 붓고, 마지막에 삶아진 면을 같이 섞어서 한번 더 볶아 냈다. 그리고, 다른 스파게티로 삶아진 면에 잘게 썬 햄과 치즈를 얹고 전자레인지에 3분을 돌렸다. 이렇게 준비된 두가지 스파게티로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흠... 내가 다 했다. ㅋㅋ

가족 모두 다같이 퍼즐을 맞추다.

주말이 다 지나가고 내일에는 월요일을 맞이해야 하는 약간은 아쉬운 일요일 저녁, 가족들이 잠옷 바람에 거실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서 열심히 퍼즐을 맞추고 있다. 재작년 12월, 마르크스 샤갈의 전시회에 갔다가 샤갈의 유명한 "도시위에서" 라는 그림으로 만들어진 그림 맞추기 퍼즐 (지그소 퍼즐)을 하나 사가지고 왔었다. 1000 조각의 퍼즐인데 난이도가 좀 높다. 높은 이유는 다름 아닌, 한가지 색깔의 영역이 좀 넓게 분포가 되어 있어서 그 부분을 맞추려면 거의 요행수로 맞추어야 할 지경이기 때문이다. 사가지고 왔었던 그 때 당시에도 맞추는데 시간도 거의 일주일 정도 걸렸었고, 그 난이도 때문에 완성한 후에 다들 했던 얘기가, 두번 다시는 재도전이 어렵지 않을까 였었다. 그런데, 첫째 딸 진현이가 이걸 또 ..

정말 오랜만에 피자를 먹으러 갔다.

작년에는 한번도 안 갔던 것 같다. 피자를 그다지 좋아 하지도 않거니와 (물론 어른들만) 너무 비싸기도 한 탓에 그저 이마트 피자를 몇번 먹었더니, 굳이 피자 가게에까지 와서 먹을 기회가 생기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냥 피자만 달랑 먹는 것이 아니라 샐러드 바가 있는 피자를 먹고 싶다는 아이들의 막강한 반발(?)과, 마침 처제 내외와 내기 게임을 했는데 우리 내외가 처절하게 져버린 이유 등으로, 집 근처 피자헛으로 발길을 옮겼다. 7명이 가서 대략 1인당 만원꼴로 먹었는데,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어도 비슷한 돈이 들테니, 비용은 뭐 매 한가지기는 하다. 이리저리 할인되는 거 뭐 없나 곰곰히 따져보기도 하고, 포인트카드 조회까지 해보았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이 고스란히 모든 액수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

Take it easy

오랫만에 가족들이 모여서 Take it easy라는 게임을 했다. 보드 게임으로 유명한 Set이나 할리갈리 등과 더불어 이 게임도 꽤나 이름을 떨쳤던 보드게임이다. 그런데 잘 보면 알겠지만, 이 게임 도구는 아내가 직접 만든 것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 아이들이 하고싶어 한다고 해서 두꺼운 하드보드 종이로 직접 자르고 선 긋고 쓰고 해서 만든 수제 Take it easy인 것이다. 그땐 왜 이렇게까지 했었는지 참... 하여간 아이들과 스릴넘치게 자신의 패를 조합해가며 나름의 전략을 세우기도 하고 피치 못해 세운 전략을 바꾸기도 하며 높은 점수를 겨뤘다. 당연히 오랫동안 안 했던 아빠가 꼴지를 하리란 예상을 뒤엎고 내가 1등을 하고야 말았다. 음화화화~